부산 지자체 환경미화원 근태관리 '고민'…지문인식기 도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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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복용여 작성일20-05-18 23:00 조회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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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기초자치단체 현장 작업반장이 출퇴근 등 관리
일부는 담당자가 직접 현장 확인하거나, 지문인식기 도입하기도
현장 미화원들, "지문인식기 비효율적, 대안 아냐"

[부산CBS 박진홍 기자]

청소하는 환경미화원. (사진=강민정 기자)부산 동구에서 환경미화원들이 억대에 달하는 수당을 받지 못해 논란이 되면서, 일선 기초자치단체 사이에서는 현장 관리자에게 근태관리를 맡기는 방식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일부 기초자치단체에서는 대안으로 지문인식 방식을 도입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현장 실태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부산지역 기초자치단체 대부분은 동구와 같이 현장 환경미화원 출퇴근 관리를 같은 미화원 중에 정한 '현장 작업반장'에게 맡기고 있다.

남구와 북구, 사하구 등은 환경미화원이 맡은 구역으로 곧바로 출근해 청소를 진행하면, 반장이 현장을 돌며 출근 여부와 청소상태를 확인한다.

반장이 점검 결과를 구청 담당 공무원에게 구두 보고하거나, 수기로 작성한 출근부를 전달하면 담당 공무원이 전산에 입력한다.

남구 관계자는 "지역별로 감독 4명이 출퇴근이나 휴일·초과근무 체크를 하고 있다"며 "오전 6시에 관리구역을 돌면서 체크한 뒤 9시에 들어와 담당자에게 보고하는데, 서류는 따로 없고 특이사항이 발생할 때만 구두로 보고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북구 관계자는 "현장 '감독관'과 '부감독관'이 출근을 확인한 뒤 근무상황부를 작성해 담당 공무원에게 전달하면, 담당자가 확인한 뒤 월급을 계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방식으로 근태를 관리하는 기초자치단체들은 환경미화원 출근 시간이 구청 담당자 업무시간보다 빨라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상구 관계자는 "환경미화원들이 새벽 6시에 출근하는데, 담당 공무원 1~2명이 그 시간에 바로 출근해서 확인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작업반장이 대신 체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환경미화원. (자료사진)하지만 다른 기조자치단체와 달리 수영구는 반장에게 근태관리를 맡기지 않고, 담당 공무원이 환경미화원 출근 시간인 오전 5시에 매일 현장에 직접 나가 직접 출근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수영구 관계자는 "담당 계장과 주무관이 권역을 나눠 매일 새벽 직접 현장을 돌며 근태를 확인한다"며 "전달 과정에서 실수로 근무시간이 누락되는 등 문제가 발생할 여지를 없애기 위해 근태를 입력하는 담당자가 직접 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기초자치단체는 담당 공무원에게 일이 몰리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대안으로 지문인식기를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금정구와 부산진구 등은 환경미화원들이 모두 구청으로 출근해 인식기에 지문을 찍은 뒤 담당 구역으로 흩어져 업무를 시작한다.

금정구 관계자는 "이전에는 출근부에 일일이 서명을 하는 방식이었는데, 이러면 누가 서명했는지 알 길이 없고 '대리 사인'이 있을 수도 있다"며 "지문은 본인만 찍을 수 있기 때문에 뒷말이 나올 일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지문인식 방식이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해운대구는 지문인식기 도입을 검토했으나, 환경미화원들 사이에서 "과한 조치"라는 부정적인 의견이 나와 구체적으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지문인식 과정에만 이동시간을 30분~1시간가량 소모해 실제 업무 시간이 줄면서, 환경미화원들이 더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부산시자치단체노조 소속 A 지부장은 "현장에서는 기존처럼 맡은 구역으로 바로 출근해 청소하면 이런 번거로움이 사라질 거라는 목소리가 많다"며 "특히 굳이 이런 방식으로 출퇴근을 관리하는 것은 성실히 일하고 있는 미화원들을 구청이 못 믿어서 그런 것 아니냐는 불만도 터져나온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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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p@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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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만으로 등록금·생활비 감당 어려워 수업 마치고도 원고 교정 아르바이트

아들 산이의 백일 때 집에서 찍은 가족 사진. 여유가 없었던 결혼 초에는 기념일은 돼야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결혼 후 내 일과는 새벽 5시 30분 아침 식사 준비로 시작됐다. 밥을 먹고 아침 묵상을 끝내면 설거지할 틈도 없이 성북역(현 광운대역)을 향해 뛰었다. 오전 7시 40분에 출발하는 경원선 열차를 타기 위해서였다.

교사 월급으로는 남편 등록금에 생활비까지 감당하기 어려워 원고 교정 아르바이트도 했다. 교감 선생님은 수업을 마치고도 퇴근하지 않는 날 보며 “남편 뒷바라지도 팔자”라며 측은해 했다. 의연한 척했지만, 서글픔이 몰려올 때도 있었다. 그때마다 남편은 내 맘을 어떻게 알았는지 짧은 글로 날 위로하곤 했다.

그런 내게도 남편이 이해 안 되는 부분이 있었다. 남편은 때때로 용산에 있는 행려자·노숙자 식당인 ‘베들레헴집’에서 봉사하다가 집에 못 들어오고 이튿날 곧바로 학교에 가곤 했다. 명절 때는 이집 저집 친구집을 찾아다녔다. 남편은 내 생각과 너무도 다르게 행동했다. 난 봉사를 해도 결혼한 사람은 집에 들어와야 하고, 명절엔 멀리 갔다가도 집으로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를 더욱 힘들게 했던 건 방학이 끝나고 새 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그가 등록을 놓고 고민하는 일이었다. 남편은 신학생이 너무 많은데 자기까지 신학공부를 하는 게 어쩐지 하나님께, 그리고 친구들에게 잘하는 일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그를 간신히 말려 등록금을 들려 보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새 학기가 시작된 지 2주 정도 지났는데 등록금을 아직 내지 못했다고 했다. 밥 굶는 친구가 있어 식권을 사줬다나. 등록금이 모자라 낼 수 없었다고 했다. 어렵사리 만든 등록금을 생각하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결혼한 다음 해에 첫째인 아들 산이가 태어났다. 아이를 기르면서 교직생활을 하기가 버거웠다. 아기를 맡아서 봐 줄 사람을 찾는 일이 무엇보다 힘들었다. 1년은 친정엄마가 맡아 줬지만, 그다음부터는 대책이 없었다. 그래서 학교에 사표를 내고 집에 들어앉았다. 이번에는 경제적인 어려움이 따라왔다. 남편의 교육전도사 월급 15만3000원이 수입의 전부였다.

물질적 결핍은 때로 사랑을 이지러지게 하고 사람을 각박하게 몰고 간다. 이때는 돈 때문에 다툰 적도 많았다. 돈을 벌기 위해 학습교재도 팔아보고 개당 200원 남는 샴푸도 팔아보는 등 무진 고생을 했다. 나는 이런 고생이 힘들었고, 남편은 고생하는 나를 보며 괴로워했다. 하는 수 없이 한 학생에게 국어 과외공부를 시켜주고 10만원을 받아 간신히 삶을 꾸려 나갔다.

둘째 가람이가 태어나니 나가서 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100일 아침 금식기도 후에,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광장중학교에서 교사로 일할 수 있었다. 그런데 아이들을 돌봐줄 사람이 마땅치 않았다. 다행히 시어머니께서 아이들을 돌봐주시겠다며 전도사직을 내려놓고 오셨다. 그러나 풍선효과처럼 한 문제가 해결되니 더 큰 문제가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결혼을 반대했던 시어머니가 사사건건 화를 내며 야단을 치시는 것이었다.

정리=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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